내동시 참깨동시
오색딱따구리
권영상
외과의사 한 분이 숲을 찾아왔다.
빨간 캡을 쓰고.
아침부터 수술이다.
딱! 딱! 딱! 딱!
나무의 아픈 비명을 끝으로
뼛속 깊이 숨어든 벌레 한 마리를
끄집어낸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다.
빨간 캡 외과의사가 숲을 떠난다.
숲이 휴, 한숨을 쉰다.
<동시마중> 2018년 5,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