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 장수에게 고물을 권영상 늦은 아침을 끝내고 났을 때다. “고물 삽니다. 고물.” 요 앞길로 지나가는 고물장수 트럭의 스피커 소리가 났다. 여섯 집이 모여 사는 을씨년스런 시골 아침이 그나마 파랗게 살아나는 느낌이다. 아니, 그렇게 한가할 때가 아니다. 나는 문을 열고 나가 ‘여기요!’ 하고 트럭을 불러 세웠다. 금방 내 목소리를 듣고 트럭이 멈추었다. “접시 안테나도 받나요?” 대답 대신 트럭이 우리 집 쪽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그 사이, 나는 이층 발코니에 뽑아 놓은 접시 안테나를 들고 내려왔다. 일부 부식의 기미가 있는 곳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새것처럼 탄탄했다. 고물장수 아저씨가 쇠막대기로 접시 안테나를 툭툭 치더니 ‘그냥 주세요’ 한다. 그 말에 나는 반색하며 받아주시는 것만도 고맙다며 성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