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과 자유와 오래 된 오해 권영상 부끄러운 일이지만 30여 년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나는 하루도 아침을 거른 적이 없었다. 그 말은 단 하루도 직장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뜻이며, 단 하루도 아침 식사라는 오래된 습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여튼 그 시절 나는 나를 스스로 잘 옭아매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 여겼고, 잘 순응하는 것이, 그 질서에 잘 길들여지는 것이 행복이라 생각했다. 직장을 그만 두면서부터 나의 아침밥 강행군도 끝났다. 시골에 조그마한 텃밭을 마련하면서 나는 완고한 질서로부터 자유로워졌다. 그것은 순전히 호박 때문이다. 땅 한 켠에 비스듬한 바위 둔덕이 있었는데, 집을 안내해준 분이 말했다. “여기에 호박덩굴을 올리시면 호박 맛을 제대로 보시겠네요.” 나는 그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