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버무리떡의 풍미 권영상 그때 아내는 툭하면 나를 데리고 쑥 캐러나가려고 했다. 나는 벼라별 핑계를 다 댔지만 추운 바람을 맞으며 쑥 캔 날짜가 적잖다. 캐 온 것으로 쑥국도 만들고, 덕어서 쑥차도 만들었다. 그 후, 봄은 한정없이 저절로 깊어갔다. 모란이 피고 졌고, 창포가 푸르게 피어선 속절없이 졌다. 지금은 함박꽃이 피려 피려 하는 중이다. “저녁에 쑥버무리떡 해 볼 거야.” 인터넷을 뒤지고, 유튜브를 뒤지던 아내가 이것저것 준비에 들어갔다. “당신은 대충 다듬은 이 쑥을 씻어주면 좋겠어.” 아내가 냉동실에 넣어둔 쑥을 내 앞에 내밀었다. 나는 군말없이 그걸 받아들고 마당 수돗가로 나갔다. 커다란 대야에 쑥을 담아 수돗물을 튼다. 쑥이 그때 그 논두렁에서 캐던 싱싱한 쑥으로 파랗게 되살아난다. 다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