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소리 2

7일간의 여름 한때

7일간의 여름 한때 권영상 매미 울음소리가 창문을 타고 밀려 들려온다. 오래된 아파트라 숲이 많다. 숲 안엔 매미들도 많다. 매미들은 숲에만 머물지 않는다. 가끔 창문 방충방까지 날아와 거실 안에다 대고 그 특유의 여름노래를 부른다. 그래도 시끄럽지 않다. 오히려 날아갈까 봐 가만가만 자리를 비킨다.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1시 반쯤이면 산책삼아 아파트 후문 느티나무 숲길로 나간다. 숲이 온통 매미 울음소리로 출렁거린다. 어떻게 들으면 소낙비 소리 같고, 강물소리 같고, 해저음처럼 거대한 지축을 흔드는 소리 같다. 그러다가도 또 어찌 들으면 잔잔한 호수에 나와 선 듯 고요하다. 놀라운 거는 이 커다란 울음도 다른 생각에 잠시 빠지면 전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명 엄청난 목청으로 숲을 들먹이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