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풀 손목시계 토끼풀 손목시계 권영상 토끼풀이 힘을 합쳐 시계 가게를 열었어요. 지금 들판엔 풀꽃시계를 만들기에 딱 좋은 토끼풀 꽃이 한창입니다. 풀꽃시계를 만들면 손목에 직접 차시거나 좋아하는 분에게 채워드리실 거죠? 너무 어려 아직 사랑이 뭔지 모른다거나 너무 나이가 많아 사랑이 뭔지 잘 아는 분들이 선호하는 토끼풀꽃 시계. 점심을 끝내거든 곧장 토끼풀밭으로 나오세요. 토끼랑 함께. 출간 예정 동시집 수록 내동시 참깨동시 2023.10.18
도랑물에 띄우는 종이배 도랑물에 띄우는 종이배 권영상 안성에 내려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아내가 쑥 타령이다. 쑥을 캐기엔 지금이 적당한 시기다. 지금이란 벚꽃이 지고 복숭아 과수원의 복사꽃이 분홍으로 필 때다. 아내의 머릿속엔 지난해 이즈음에 캐던 봄쑥이 단단히 입력되어 있거나 아니면 시절을 이해하는 힘이 생긴 듯하다. 멀쩡한 사내가 여자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쑥을 캐는 게 마음 내키지는 않지만 그걸 거절할 배짱도 내겐 없다. 아내를 따라 시장 가방에 음료수며 간식거리를 넣어 들고 지난해에 캐던 그 논벌 그 논둑으로 나갔다. 물을 받아놓아 논엔 물이 찰랑거렸고, 논둑엔 민들레며 냉이 쑥이 한창 크고 있었다. "우리 논엔 약 안 치니까 얼마든지 캐세요. “ 지난해다. 우연히 이 논둑에서 논둑 손질을 하는 주인어른을 만났다. 나는..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22.04.15
나를 길들여온 것들 나를 길들여온 것들 권영상 창문을 열었다. 날이 흐려 우중충하다. 멀리 동해안 지방에 비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그 영향인가 보다. 어제가 입동이다. 벌써 시골 풍경이 으스스하다. 길 건너편 언덕의 참나무숲 참나무들이며 집마당의 배롱나무와 산딸나무가 잎을 다 떨군지도 오래다.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11.08
들풀의 속임수 들풀의 속임수 권영상 꼭 일 주일 만에 안성에 내려왔습니다. ‘시와 여울’이라는 글쓰는 동인 모임이 있었고, 뉴저지에 사는 처남이 온댔으니 안 보고 내려올 수 없어 일 주일을 채우고야 내려왔네요. 서울로 올라갈 때는 밭에 심은 강낭콩이 하나둘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상추와 쑥..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