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2

좀 기다리면 먹을 수 있단다

좀 기다리면 먹을 수 있단다 권영상 내 고충을 들은 딸아이가 컴퓨터를 구입해 놓았단다. 새로 컴퓨터를 사면 여러 파일을 옮기는 작업이 번거롭다. 딸아이가 제 직장으로 돌아가기 전에 바꾸긴 바꾸어야 했다. 지금 쓰는 컴퓨터는 산 지 12년이나 됐다. 적지 않은 시간이다. 그 사이 나는 직장에서 벗어났고, 안성에 텃밭을 구해 텃밭 농사를 짓고 있다. 그러면서 퇴직 후의 일상에 그런대로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내 컴퓨터 작업이야 뻔하다. 주로 ‘한글’ 작업이다. 그외 방문자수가 14만 명쯤 되는 블로그가 있고, 거기에 필요한 사진 자료, 여기저기 정보를 찾는 일. 뭐 대충 그런 일 정도이다. 암만 그래도 활용을 잘 하는 이들의 양만큼은 따라가지 못한다. 그 정도인데도 컴퓨터는 힘겨운 모양이다. 전원을 넣고 부..

옥상 위의 카페

옥상 위의 카페 권영상 반쯤 열린 창문으로 바이올린 소리가 들려온다. 위층에서 누군가 음악을 듣고 있으려니 했다. 나도 가끔 유튜브 음악을 들으면서 아래윗층분들의 조용한 시간을 방해할까봐 걱정했었다. 창문을 닫았다. 닫고 나자, 소음 같던 바이올린 소리가 오히려 질서를 잡으며 바르게 들린다. ‘저 여린 가지 사이로 혼자인 날 느낄 때 이렇게 아픈 그대 기억이 날까.’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다. 근데 들려오는 방향이 위층이 아니다. 나는 창문을 열고 창밖으로 고개를 내었다. 아, 그 집 옥상이다. 아파트 길 건너편 카페. 요 몇 달 전에 카페를 낸 그 카페 옥상에서 바이올린 소리가 들려온다. 옥상엔 파라솔 그늘 아래 커피를 마시는 이들이 있었는데 파라솔이 사라지고 흰 천막이 여러 개 쳐져 있다.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