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에서 뛰는 아기 권영상 볼일을 보러 현관문을 나설 때다. 바깥문 손잡이에 하얀 비닐 백이 걸려있다. 해외에 나가있는 딸아이가 가끔 택배로 보내는 커피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다. 비닐 백을 받아든 아내가 그 안에서 노란 메모지 한 장을 집어 든다. “아기가 뛰어서 죄송해요. 죄송한 마음을 약소한 선물로 대신합니다. 6층 맘.” 짧은 글을 읽고난 아내가 ‘아, 이런!’ 했고, 나도 그만 ‘아!’ 한숨을 내쉬었다. 비닐 백 속에서 만쥬가 나왔다. 나는 그쯤에서 집을 나왔다. 요 며칠 전이다. 아내와 함께 탄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6층집 식구를 만났다. 여기서 오래 살고 있지만 알고 지내는 분은 별로 없다. 그저 간단히 목례만 하고 지내는 분이 두엇, 우리 집 위층인 6층 가족을 아는 이는 아내다. “여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