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된 나무 책이 된 나무 권영상 나무가 어느 날 나를 찾아왔다. 그는 지난날과는 전혀 다른 얼굴로 내 곁에 왔다. 꿈을 쫓던 수많은 가지들을 버리고 마음에 품었던 오직 한 가지, 책이 되어 돌아왔다. 한 장 한 장 이야기로 채워진 나무의 책장을 넘긴다. 그늘을 펴놓고 둘러앉아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던 나무가 이렇게 이야기를 품고 내게로 왔다. 격월간 2022년 11월 12월호 내동시 참깨동시 2022.11.15
전기가 나갔다 전기가 나갔다 권영상 책을 읽고 있는 밤에 딸깍, 전기가 나갔다. 엄마! 나는 엄마를 불렀다. 다칠라, 거기 가만 있으렴! 엄마! 너무 깜깜해. 너무 깜깜해도 조금만 기다려 보렴. 그러는 사이 내 눈이 천천히 밝아졌다. 안 보이던 책들이 보이고 책상이 보이고 또렷이 내가 보인다. 권영상 동시집 위즈덤하우스 2019년 내동시 참깨동시 2021.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