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있으되 없는 아픈 결핍감 권영상 어머니에 대한 궁금증이 하나 있다. 어머니는 왜 그토록 오래 병석에 누워계셨던 걸까, 그 점이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막내인 내가 중학교 2학년을 막 시작하던 봄부터 무려 15년이 넘도록 병석에 누워계셨다. 한번 입원하시면 그길로 6개월 정도 병원에 머무르셨고, 퇴원 하신다 해도 안방에 누워 꼼짝없이 자리보전을 하셨다. 자리보전만 하신 게 아니라 숱한 떠돌이 한의원들의 약첩을 머리맡에 쌓아두고 사셨다. 그러다가 또 견뎌내기 어려우시면 다시 읍내 병원으로 실려 가셔서는 한 계절을 넘기거나 일 년을 넘기도록 병원에 계셨다. 15년이란 세월을 어머니는 그렇게 사셨다. 농사일에 파묻힌 아버지는 병원 살림하시랴 집안 살림하시랴 고단하셨다. 어린 나는 어머니 없는 빈집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