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이야기동시 연재) 젤로가 사라졌다(연재 14) 이야기의 바다를 건너다 10. 처용 역병 신라 헌강왕, 그 시절의 3월은 울담마다 살구꽃이 피었다.왕은 살구꽃 피는 마을 너머 개운포 바다가 떠올랐다.“3월 바다가 보고 싶도다!”왕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도 그럴 것이 왕에겐 고민이 있었다. 역병이다. 역병은 백성을 괴롭혔다. 역병이 휩쓸고 간 자리엔 수많은 백성들이 목숨을 잃고 쓰러졌다. 왕도 신하도 마음 놓을 날이 없었다. 그런 때였으니 3월 봄 바다가 보고 싶다는 말도 괜한 말은 아니다.짬을 낸 어느 날, 왕은 신하들과 개운포 바다에 이르렀다.살구 꽃잎 지는 분홍 봄 바다는 풍랑 뒤처럼 잔잔했고, 지친 몸이 차츰 살아날 무렵,왕은 떠나온 경주로 다시 무거운 행렬을 돌렸다.사건은 바로 그때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