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3

신포도

신포도에 대하여 권영상 이솝우화 속에 살던 여우가 마을로 내려왔다. 그 사이 꽤 많이 늙어 보였다. 늦게나마 여우가 마을을 찾은 데는 뭔가 이유가 있을 듯했다. 잘 익은 포도를 따려다 못 따고 돌아설 때 여우가 했다는 이솝의 말을 나는 지금도 기억한다. 그러나 그건 솔직히 여우를 비겁하게 만든 이솝의 나쁜 거짓말이었다. 그 이후, 여우는 아무 까닭 없이 사람들로부터 조롱을 당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어쩌면 그때 그 일을 바로잡아 주기 위해 여우가 마을로 내려왔는지 모르겠다. 2023년 봄호

토끼처럼 깡총 뛰는 토끼해

토끼처럼 깡총 뛰는 토끼해 권영상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입니다. 교문 앞에서 샀다며 하얀 아기 토끼를 안고 왔습니다. 정말 너무 예뻤습니다. 우리는 딸아이가 안고 온 아기토끼를 돌아가며 한 번씩 안아보며 어린 동물이 내뿜는 특유의 귀여움에 푹 빠졌댔습니다. 우리는 그 날로 아기 토끼 이름을 지어주었지요. 하루! 하루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하루라고 지었지요. 그 다음에 한 일은 집을 만들어주는 일이었지요. 그리고 마트로 달려가 유기농 채소와 과일을 사와 사료 대신 먹이로 썼지요. 잘게 썰어준 홍당무를 오물오물 먹는 입이란 정말 예뻤지요. 아무리 목석같은 사람도 갓 낳은 동물의 새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지요. 아침이 되면 우리 식구는 하루 앞에 모였지요. 양치질을 하면서, 넥타이를 매면서, 딸아이는 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