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피가 돌아왔다 권영상 구피가 돌아왔다. 3년만이다. “이제는 형님이 힘들어 해요.” 저번 길 건너 처형 댁에 들렀을 때 처형이 그런 말을 했다. 나는 별 생각 없이 ‘애도 왔는데 키워보죠 뭐,’ 하는 식으로 대답을 얼버무렸다. 얼버무렸다는 말이 옳다. 17년간 강아지 난나를 키운 끝이라 솔직히 구피를 돌려받아 키울 엄두가 안 났다. 구피는 맑은 어항 속에서 예쁘게 놀고 있었다. 모두 서른한 마리라 했다. 처음 처형 댁에 맡길 때 다섯 마리였는데 그렇게나 많은 식구를 불렸다. 깜장, 빨강, 초록 점박이와 황금빛 가로선이 있는 구피는 송사리처럼 앙증맞다. 예쁘다. “야, 진짜 예쁜 녀석들이네!” 구피를 들여다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탄성을 지른다. 부채처럼 활짝 편 꼬리를 흔들며 헤엄치는, 그 손톱만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