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를 위하여 애벌레를 위하여권영상 요즘 그 애 방문은 꼭 닫혀있다.아무도 가로막지 않지만대체로 출입 금지다.그 애는 은실로 만든 문을 꼭 닫고 앉아무언가에 몰두해 있다.그 애를 못 본 지 벌써 오래다.어쩌면 꿈 한 가지를 공들여 키우고 있을지 모른다.요즘은 그 애가 하는 일을방해하지 않기 위해 나는 꽃 피우는 일을 잠시 멈추고 있다.나는 그 애를 좋아한다.볼일을 다 마치면그 애는 닫힌 문을 열고 나를 향해훨훨 날아올 테다. 2024년 여름호 내동시 참깨동시 2024.04.30
어느 애벌레의 글 어느 애벌레의 글 권영상 엉겅퀴 잎에 애벌레가 글씨를 써놓고 갔다. 동그랗거나 네모지거나 길쭉하거나 가느다랗거나. 혹시 여기로 찾아올 어느 애벌레에게 남긴 글일지도 모르겠다. 그걸, ‘나비가 되어 돌아올게. 기다려줘.’ 이렇게 읽어도 될까. <문학타임> 2017년 12월호 내동시 참깨동시 2017.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