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동시 참깨동시
어느 애벌레의 글
권영상
엉겅퀴 잎에
애벌레가 글씨를 써놓고 갔다.
동그랗거나 네모지거나 길쭉하거나
가느다랗거나.
혹시 여기로 찾아올
어느 애벌레에게 남긴 글일지도 모르겠다.
그걸,
‘나비가 되어 돌아올게. 기다려줘.’
이렇게 읽어도 될까.
<문학타임> 2017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