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무지개 떴다 권영상 아침에 그친 비가 점심 무렵에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가을엔 비가 좀 부족하다 해야 하는데 어찌된 건지 여름부터 비가 많다. 온다던 태풍이 오지 않았을 뿐, 가을비는 무더기비처럼 거세게 내린다. 날이 좀 들 것 같아 대파밭 북을 주고 돌아서면 놀리듯이 비가 내렸다. 고랑에서 긁어올린 흙 속 유기물을 비가 씻어내리는 것도 문제지만 비에 파밭골이 무너진 걸 보면 남루하다. 주인 없는 밭 같아 비가 뜸하면 또 비 올 줄 알면서도 파밭의 북을 준다. 오후 늦게 비가 뜸하자, 나는 괭이를 들고 또 파밭에 들어섰다. 파밭이래 봐야 모두 여섯 골. 김장 파 넉넉히 드리겠다고 벌써 여기저기에 말해 뒀다. 지난해는 파 농사가 잘 돼 파를 나누어 드리는 내 마음이 뿌듯했다. 물론 그때에도 나는‘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