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산장의 여인 권영상 “아무도 날 찾는 이 어없는.” 우리가 앉은 탁자 건너 건너편 여자분이 ‘산장의 여인’을 또 부른다. 부르긴 하지만 한 소절, 그쯤에서 노래를 그친다. 그리고는 음식점에서 노래 부르는 게 미안했던지 우리를 바라보며 “손님, 미안합니데이.” 한다. 반쯤 술에 취한 목소리다. 합석한 여자분이 언니, 올해 몇인데 손님 있는 음식점에서 노래 불러? 하며 농을 한다. “내가 몇 번 말해줘야 아냐? 이 언니가 소띠라구! 소띠!” 두 분은 우리가 이 음식점에 들어오기 전부터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아내와 나는 동해안 사천에 일이 있어 내려왔다가 1박을 할 생각으로 여기 속초까지 왔다. 밤 8시 30분. 물치항 생선회 센터를 찾아가다가 혹시 싶어 이 불켜진 매운탕 음식점 안을 들여다봤다. 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