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금방 갔다 하루가 금방 갔다 권영상 하루가 갔다. 사과나무에 매달려 그네를 타고 놀던 하루가 갔다. 그걸 알고 다들 푸념섞인 말을 했다. 하루가 금방 갔다고. 그들 중 누군가가 물었다. 어디로 가더냐고. 하루가 보통 동쪽에서 오니까 갈 때는 아마 서쪽으로 난 작은 길로 갔을 거라고 말했다. 친구들을 보내고 하루가 갔을 고욤나무 서쪽 길로 달려가 보았다. 떠나는 게 싫은지 저쪽 길모퉁이에 하루의 그림자가 머뭇거리고 있었다. 2022년 여름호 내동시 참깨동시 2022.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