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금방 갔다
권영상
하루가 갔다.
사과나무에 매달려
그네를 타고 놀던 하루가 갔다.
그걸 알고 다들 푸념섞인 말을 했다.
하루가 금방 갔다고.
그들 중 누군가가 물었다.
어디로 가더냐고.
하루가 보통 동쪽에서 오니까
갈 때는 아마 서쪽으로 난 작은 길로
갔을 거라고 말했다.
친구들을 보내고
하루가 갔을 고욤나무 서쪽 길로
달려가 보았다.
떠나는 게 싫은지
저쪽 길모퉁이에 하루의 그림자가
머뭇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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