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의 젊은 시인 S에게 권영상 그대는 잘 있는지. 동회에 일이 있어 다녀오다가 동회 앞 목련나무를 보며 그대를 생각했다네. 복지관 앞 앙상한 그, 무얼 얻으려 서 있나 했는데 아니었어요. 오히려 환한 밥덩이 몇을 가만히 내놓는 것이었어요. 그대의 시도 떠올랐다네. 그대의 ‘목련꽃’을 보면 그대의 시가 얼마나 솔직한지 나는 발걸음을 멈추어 그대의 목련을 한참 더 올려보았다네. 그러다가 내 발치에 떨어진 목련 꽃잎 한 장을 집어 들었다지. 혹시 이 하얀 꽃잎 위에다 그대에게 편지를 써볼까 하다가 다시 적당한 자리에 내려놓았다 네. 때 묻은 내 글을 쓰기에 목련꽃은 떨어진 꽃이어도 너무 순결하였다네. 이제는 내가 세상에 너무 많이 물들어서 풀잎이라 할지라도 그 위에 글을 쓰기가 미안하다네. 편지라고 하니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