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권영상 이런저런 일로 부모님 추석 성묘가 면목 없이 늦어졌다. 어찌 됐던 그 일이 오늘 이루어져 천만 다행이다. 그 동안 마음으로 부모님께 성묘가 늦어질 거라고 몇 번이나 말씀은 드렸다. 뵙고 나니 마음이 많이 홀가분해졌다. 96세를 살다 가신 어머니는 인생의 많은 세월을 우환으로 시달렸다. 그 우환의 절반을 어머니는 불행히도 병원에서 보내셨다. 그런 탓에 나는 어머니의 보살핌을 받아보지 못하고 성장했다. 어머니의 사랑이란 게 어떤 빛깔인지, 어떤 향기인지, 깊다면 얼마나 깊고, 넓다면 얼마나 넓은지를 알지 못한 채 자라서 어른이 됐다. 그런 내 곁에는 어머니 대신 아버지가 항상 계셨다. 항상이라고는 하지만 아버지는 대부분의 시간을 가족과 어머니 병구완을 위해 논밭에서 허덕이셨다. 어린 나는 가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