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안의 대추나무
뜰안의 대추나무 권영상 뜰안 대추나무에 대춧잎 핀다. 유독 반짝인다. 대춧잎은 마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마주 보는 마음을 반짝이게 한다. 세상에서 대추나무 대춧잎처럼 반짝이는 게 있을까. 수면에 부서지는 햇빛처럼 눈부시다. 해가 뜨나 안 뜨나 별나게 반짝인다. 대추나무를 뜰안에 심은 건 지지난 해 초겨울이다. 가급적 집안엔 한 식구처럼 친숙한 나무를 심고 싶었다. 감나무 같이 왜 좀 편안한, 마음씨 좋은 작은아버지 같은, 가까운 5촌이거나 7촌 당숙 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촌수를 가진 사이처럼 친숙한. 그런 나무 중에 살구나무가 있고, 모과나무가 있다. 어린 시절, 살구나무 골목길에서 비석치기나 술래잡기를 늦도록 하다보면 어머니가 밥 먹으라고 부르셨다. 하던 놀이를 급히 마치고 집으로 달려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