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는 재미있다 권영상 요 몇 년 풍신이 몸이 아팠다. “네가 몹시 총명하니 올해도 내 부탁을 좀 들어다오.” 풍신은 까마귀를 불러 앉혔다. 이 풍신이 누군고 하면 ‘음력 2월의 신령이 된 바람’이다. 그러니까 바람의 신이다. 풍신은 해마다 음력 초하루면 사람 사는 집마다 내려와 그 집안 사정을 두루 살펴서는 그달 스무날쯤 하늘로 올라간다. 그는 옥황상제를 알현하며 집집의 사정을 고한다. 그 사정을 두루 들은 옥황상제는 그 해에 있을 마을의 길흉화복을 적어준다. 그걸 가지고 내려와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일을 하는 분 이 풍신이다. “올해도 이 일을 네가 좀 맡아줬으면 좋겠다.” 까마귀는 기꺼이 풍신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2월 스무 날, 까마귀는 풍신이 적어준 문서를 물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는 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