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못 알고 심은 나무 권영상 창가에 중국단풍나무가 서 있다. 10여 년 전에 손가락 굵기 만한 묘목을 심었는데 지금은 지붕보다 더 높이 커 올랐다. 사방으로 가지가 알맞게 벋어 여름 한철 그늘이 좋다. 그늘 뿐 아니라 바람 불 때면 잘잘잘 나뭇잎 부딪는 소리에 귀가 즐겁다. 나는 이 낯선 중국단풍나무라는 묘목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안성에 조그만 집을 구하고 창밖에 산딸나무 한 그루 심어보자고 양재동 나무시장에 갔었다. 그때가 4월. 수많은 묘목들 중에서 ‘산딸나무’라고 쓰인 팻말을 보고 샀는데 2,3년 키워보고서야 알았다. 그게 잘못 산 묘목이라는 것을. 나뭇잎이 작고, 모양이 튤립꽃처럼 생겼다. 들판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예민한 나무였다. 사람들은 그게 산딸나무가 아니고 어쩌면 튤립나무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