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의 꿈 권영상 징검다리입니다 철새가 앉았다 가고 앉았다 가는 김마리아 시인의 동시집 에서 발견한 ‘섬’이라는 시입니다. 시가 뛰어나다거나 감명을 주어서라기보다 시인의 지구를 보는 대범한 눈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섬을 바다에 떠있는 외로운 대상으로 보는 시인은 많지만 철새들이 건너뛰는 징검다리 정도로 보는 혜안은 분명 남다릅니다. 짧은 시 속에 수없이 많은 철새들이 내려왔다가 또 날아가는 시간이 길게 느껴집니다. 예사롭지 않은 점은 또 있습니다. 우리 시단에 바다와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이야기를 이처럼 진지하게 그려낸 시집이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이 시집 원고를 끝까지 읽는 동안 나는 시인이 들려주는 바다 이야기에 푹 빠졌고, 시집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 내 몸에서 바다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