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동시 참깨동시

사과 쪼개기

권영상 2014. 8. 1. 10:24

 

 

<박영식 시인의 ‘동시를 읽는 아침’>

경상일보 2014년 7월 30일자

 

 


 

 

 

 

 

 

 

참 단박하면서도 기막힌 동시다. 아빠의 힘 절반을 빡 소리 나게 쪼개어 건넨다니, 이런 사랑 받아 먹고 커가는 아이는 누구보다 행복하겠다.

 

 

이 말 속에는 아빠는 강하다. 언제 어디서나 “너희들을 잘 보살펴 줄께.”라는 믿음이 내비친다. 일이든 걱정이든 나보다 열배 백배로 더 많이 하는데 먹는 것 입는 것 좋은 것은 다 나에게 더 주려는 아빠. 정말로 이 세상에서 제일 고마운 분이다.

 

아빠! 힘내세요. 아빠가 주시는 사랑 듬뿍 먹은 난, 더 열심히 더 건강하게 생활 할게요. 그래서 이 다음에 아빠가 하신 것처럼 빡 소리나게 나의 사랑 반을 쪼개어 드릴게요. 정말 아빠는 모르실 거예요. 말씀은 드리지 않지만 저도 엄청 아빠를 사랑한다고요. 이런 부녀의 속삭임이 귓가에 맴도는 듯하다.

 

(박영식 시인)


사과 쪼개기

권영상

 

 

아빠가

두 손아귀에 힘을 빡 주어

쩍, 사과를 쪼갠다.

 

자, 먹어보렴.

 

아빠가

아빠 힘의 반을

내게 불쑥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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