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동시 참깨동시

초보 알바 봄바람

권영상 2024. 2. 6. 15:32

 

초보 알바 봄바람

권영상

 

 

나는 뭔가 일하고 싶었죠.

혼자 마을로 내려와

골목길을 지날 때 음식점 유리창에 붙은

광고지를 보았죠.

‘초보 알바 환영’

문을 두드리자 빠꼼이 주인이 문을 열어주었죠.

나는 가볍게 들어섰고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찾아했죠.

우선 눅눅한 음식점 안을 한 바퀴

휘익, 돌았죠.

젖은 식탁을 뽀독뽀독 닦았죠.

창가 화분의 꽃망울을 톡톡톡 피웠죠.

나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소리쳤죠.

아, 산뜻해. 알바가 바뀌었어!

나는 초보 알바,

봄바람이죠.

 

 

<동시마중>2024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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