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알바 봄바람
권영상
나는 뭔가 일하고 싶었죠.
혼자 마을로 내려와
골목길을 지날 때 음식점 유리창에 붙은
광고지를 보았죠.
‘초보 알바 환영’
문을 두드리자 빠꼼이 주인이 문을 열어주었죠.
나는 가볍게 들어섰고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찾아했죠.
우선 눅눅한 음식점 안을 한 바퀴
휘익, 돌았죠.
젖은 식탁을 뽀독뽀독 닦았죠.
창가 화분의 꽃망울을 톡톡톡 피웠죠.
나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소리쳤죠.
아, 산뜻해. 알바가 바뀌었어!
나는 초보 알바,
봄바람이죠.
<동시마중>2024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