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상 '상상 동시 가게' 연재 동시 2회
6. 별사탕
별사탕을
판매합니다.
밤하늘에 뜬
예쁘고 반짝이는 별들만 모아
한 봉지 만들었네요.
기억에 오래 오래 남으실 겁니다.
7. 마음 여는 법
마음
여는 법을 알려 드리기 위해
봄이 찾아왔습니다.
그분은 겹겹이 오므린 꽃봉오리의 마음을
열었고,
꽁꽁 문을 닫고 살아온
호두의 마음을 열기도 하였습니다.
도저히 열 수 없을 것 같던
겨울 들녘의 마음조차
파랗게 열어젖힌 경험이 있습니다.
그분께서 마음 여는 법을 도와 드리기 위해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마음의 문 여는 법을 몰라 고민하시는
고슴도치 친구들,
그분의 강의를 놓치지 마세요.
-마음 수리를 돕는 도치들의 모임
8. 거품벌레네 거품 가게
천연세제만 고집하는
거품벌레네 거품 가게를 소개합니다.
물안골 샘터에서 우회전 하여
쭉 50미터를 가시면
초록이 짙은 참나무 숲이 나올 겁니다.
그곳 첫 언덕에 오르시면 거품 파는
거품벌레네 거품가게가 나올 거네요.
접시씻기용 거품에서부터
세탁용 큰 거품까지.
거품벌레네 거품 가게 거품은
거품벌레 가족의 이름을 걸고 생산한
순 천연거품이지요.
조금만 구입하셔도 원하는 결과를
쉽게 얻으실 수 있을 거네요.
혹시 찾아오는 길이 힘드시면
다시 연락 주세요.
-거품벌레네 둘째
9. 분꽃 향수
분꽃 가게가
올해도 산뜻한 향수를 내놓았어요.
향수병도 예뻐요.
트럼펫을 닮은
빨강 향수병과 노랑 향수병,
두 색상을 나란히 디자인한
줄무늬 향수병,
모두 세 종류가 나왔어요.
분꽃 가게 분꽃 향수는 이미
멋쟁이로 알려진 그 유명한 여름 박각시로부터
충분히 인정받았지요.
별이 뜰 무렵,
별의 시간에 맞추어 가게 문을 연답니다.
꼭 한번 들러주세요.
10. 조명등 가게 개업했죠
거미네가 담장과 담장 사이
푸른 허공에 개업을 했죠.
조명등 가게.
이슬방울로 꿰어 만든 천연 조명등가게요.
있을 건 다 있죠,
풀잎 이슬꾸러미등,
아침 풀섶 길에 걸어두면 제격인 차고 눈부신 가을이슬등.
별자리 조롱 조롱등.
거미네 조명등 가게, 오늘 개업했죠.
시간 내어 한번 구경 오세요.
보고만 가신대도 괜찮아요.
그 대신 일찍 오셔야 해요.
아침이 지나면
조명등 가게가 사라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