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조개껍질
-세월호, 그 자리에 서서
권영상
그 바다가
한결 차분해졌다.
파도소리도 이제 좀 부드러워졌다.
그제서야
물밑에 조개껍질 하나 보인다.
어른거리는 물결에도
눈에 또렷하다.
그 동안 조개는
제 몸을 굴리고 굴려 깊은 바다에서
여기까지 홀로 나왔다.
나는 발을 적시고 들어서서
별을 건지듯 조개껍질을 건져
품에 넣는다.
<어린이와 문학> 2021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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