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동시 참깨동시

은에비

권영상 2020. 5. 20. 09:42

 

은에비

권영상

 

 

명주실파람에 매달려

나리는 은에비.

 

느릅나무 숲에 숨어 우는

때까치 을음보다

더 가벼운

은에비에

 

뒤뜰 장독대에서 보던

하늘이 묻어온다.

 

발그랗게

뒤 뜨락 가득

석류가 익을 적에

 

구름을 벗던

푸른 하늘이

어깰 감추며 온다.

 

요 작은 것으로도

남몰래 남몰래

하늘은 내려오는가 보다.

 

 

*은에비 - 강릉지방에서 쓰는 빗말. 가랑비보다 더 가는 비

 

 

 

동시집 <햇살에서 나오는 아이들> 1985년 아동문예사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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