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동시 참깨동시

빈병

권영상 2019. 8. 22. 21:25



빈병

권영상



간밤 거친 파도에

빈 병 하나 모랫벌에 떠밀려 왔다.


강물을 따라 먼 바다로 나갔던

빈 병이다.


그 빈 병이

모험가를 닮은

지친 몸으로 돌아와 누웠다.


나는 빈병이 돌아온

넓고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이 모험가의 꿈이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한다.



동시집 <멸치똥> 2019.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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