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요 한 장 속에
권 영 상
담요 한 장 속에
아버지와 함께 나란히 누웠다.
한참 만에 아버지가
꿈쩍이며 뒤척이신다.
혼자 잠드는 게 미안해
나도 꼼지락 돌아눕는다.
밤이 깊어 가는데
아버지는 가만히 일어나
내 발을 덮어주시고
다시 조용히 누우신다.
그냥 누워 있는 게 뭣해
나는 다리를 오므렸다.
아버지 - 하고 부르고 싶었다.
그 순간
자냐? 하는 아버지의 쉰 듯한 목소리
- 네.
나는 속으로만 대답했다.
권영상 동시집 <밥풀>(동화문학사) 중에서
인터넷에서 만든이의 허락없이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