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신이 나서
권영상
아빠, 컴퓨터게임 할 줄 알아요?
그러면 아빠는 모른다, 모른다 하며
손사래를 치신다.
아빠, 목화가 뭐예요?
목화? 그거 말이다. 아빠도 심어봤는데……
아빠는 마치 살아나는 샘물가 바람처럼
즐거워하신다.
누에도 먹었다는데 아빠도 먹어 봤어요?
그럼, 그걸 말이라고 하니. 그거 먹으면
손재주 좋대서 구방아, 이렇게!
아빠는 지우개를 집어 들어
금방이라도 입에 넣을 듯 턱을 들고
누에 먹는 흉내를 내신다.
이렇게! 이렇게! 구방아.
이봐, 이렇게, 이렇게.
뭐가 신나는지 내 팔을 툭툭툭 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