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애 앞에 설 때면
권 영 상
그 애 앞에 설 때면 배배 온몸이 비틀리지요.
만지작만지작 괜히 단추를 만지고,
만지작만지작 괜히 귓밥을 만지고,
꼬무락꼬무락 괜히 옷자락을 말아 올리고…….
개미라도 한 마리 다리 위를 기는지,
벌이라도 한 마리 귓불에 앉았는지,
등허리에 손을 넣고 갉작갉작,
주머니에 손을 넣고 꼼지락꼼지락
권영상 동시집<월화수목금토별요일>(재미마주)에서
인터넷에서 만든이의 허락없이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