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밤 불 꺼진 밤 권영상 불을 끄자, 여기 저기 흩어져 있던 마음들이 천천히 모인다. 풀꽃! 풀꽃! 하던 마음이, 길고양이에 빠진 마음이, 잃어버린 가방 때문에 허둥지둥하던 마음이 모두 돌아왔다. 돌아온 마음들을 어루만져 준다. 불 꺼진 밤. 2022년 3월호 내동시 참깨동시 2021.12.21
봄바람은 세세하지요 봄바람은 세세하지요 권영상 우리가 몰라 그렇지 봄바람은 세세하지요. 들판 모퉁이 풀꽃까지 찾아다니며 톡톡 흔들어주지요. 풀꽃들이 반가워 일어서는 걸 좀 봐요. 춤을 추는 것 같지 않나요? 풀꽃을 흔드는 세세한 바람의 손길에 풀꽃들이 지금 폴폴폴 꽃향기를 날리고 있는 중이라지요. 우리가 몰라 그렇지 봄에 부는 바람은 세세하지요. 그늘에 가려진 풀꽃 하나까지 다 돌보지요. 2021년 5.6월호 내동시 참깨동시 2021.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