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지구인의 엇박자 권영상 “저기 저 나무들 좀 봐. 이상해.” 옆자리에 앉은 아내가 고속도로 변에 줄지어 서 있는 메타세콰이어를 가리킨다. 날씨가 너무 더위 말라죽는 게 아닐까, 아내가 재차 걱정이다. 얼핏 보기에도 나무 빛깔이 단풍이 든 것처럼 붉다. 아니 붉으데데하다. 길을 따라가며 서 있는 수십 그루의 메타세콰이어들이 지금 한창이어야할 초록색을 잃어가고 있다. 양지 인터체인지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안성 시골집으로 가는 국도에 들어섰다. 서울을 벗어났다고 특별히 시원하지 않다. 차창을 열 때마다 훅, 몰려들어오는 폭염에 놀라 얼른 창을 올린다. 지구 온난화 시대를 지나 지금은 ‘지구가 끓는 시대’라던 유엔기구 수장의 말이 실감날 정도다. 안성집에 들어서자마자 내 눈에 불쑥 띄는 게 있었다. 울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