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보름달 권영상 누가 공중에 둥그런 집을 한 채 지어놓았다. 그 집에, 오래 전부터 토끼가 살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지구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지은 하얀 집. 너무 밝아서 그 집에는 따로 등을 켤 필요가 없겠다. 2021년 겨울호 내동시 참깨동시 2021.09.25
두 엄마 두 엄마 권영상 여우 엄마가 기도 합니다. 제 귀여운 아기를 봐서라도 제발 토끼를 잡을 수 있게 해주세요. 그 무렵 토끼굴에서 토끼 엄마가 기도합니다. 제 귀여운 아기를 봐서라도 제발 여우에게 잡히지 않게 해 주세요. <시와 소금> 2020년 5월호 내동시 참깨동시 2020.04.17
산속에서 만난 암탉 산속에서 만나 암탉 권영상 동네 산을 오르다가 숲에서 암탉을 만났다. 어미닭에 가까운 붉고 도도한 닭이다. 인기척을 느낀 암탉은 나를 피해 슬며시 숲속으로 사라졌다. 마치 신라 계림의 닭을 만나고 헤어진 듯 낯설고 묘한 풍경이었다. 모르긴 해도 병아리가 너무 커져서 누군가가 여..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9.06.29
토끼가 새끼 낳는 날 토끼가 새끼 낳는 날 권영상 토끼가 새끼 낳는 날 말씨를 가린다. 하더라도 꼭 좋은 말만 한다. 보는 걸 가린다. 보더라도 꼭 좋은 것만 본다. 듣는 걸 가린다. 듣더라도 꼭 좋은 말만 듣는다. 토끼가 새끼 낳는 날. <아동문예> 2019년 3,4월호> 내동시 참깨동시 2019.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