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할머니 요즘 우리 할머니 권영상 할머니 옷장 서랍을 연다. 하나 둘 사라지던 내 연필과 지우개가 거기서 나온다. 꽃삽이 나오고 그렇게 찾아도 없던 할머니 구두가 나온다. 할머니는 요즘 할머니의 세상을 서랍 속에 만들고 있다. 묵은 탁상달력, 빈 콜라병, 신으시던 양말, 믹스커피 봉지……. 요즘 할머니 세상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서랍만해지고 있다. 2023년 봄호 내동시 참깨동시 2023.02.14
새 달력을 넘기며 새 달력을 넘기며 권영상 책상 옆에 2018년 새해 탁상달력을 놓는다. 갓낳은 365개의 따뜻한 달걀 한 바구니를 받아놓 듯 마음이 뿌듯해진다. 살아오면서 이처럼 확실하게 받았던 크고 든든한 선물이 또 있었을까. 그가 누구든 똑 같은 분량의 선물을 똑 같은 시각에 똑 같이 받는다. 공평하..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8.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