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할머니
권영상
할머니 옷장 서랍을 연다.
하나 둘 사라지던 내 연필과 지우개가
거기서 나온다.
꽃삽이 나오고
그렇게 찾아도 없던 할머니 구두가 나온다.
할머니는 요즘
할머니의 세상을 서랍 속에 만들고 있다.
묵은 탁상달력,
빈 콜라병, 신으시던 양말, 믹스커피 봉지…….
요즘 할머니 세상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서랍만해지고 있다.
<서울문학> 2023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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