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말 시가 섬으로 찾아오다 권영상 어부의 아들 마리오는 고기잡이배를 타면 멀미를 한다. 작고 외딴 섬 칼라 디소토. 그 섬에서 배를 타지 못하면 딱히 마리오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없다. 그렇게 막막하게 살아가던 그 섬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칠레의 대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온다. 그는 칠레 정부의 핍박에 도피해온 망명시인이다. 사랑을 노래한 시가 많은 그에겐 지지하는 여성 팬들이 많고, 그들은 지치지 않고 수많은 편지를 보낸다. 그러나 그 섬엔 글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럴 때 마침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마리오가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로 고용된다. 누구나 한번쯤을 보았을 마이클 래드포드 감독의 영화 ‘일 포스티노’의 앞부분이다. 먹고 사는 일조차 힘든 가난하고 낙후된 섬마을에 이렇게 대시인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