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찍힌 추억권영상 아내가 안성으로 내려오는 날이라 수박을 한 덩이 사두었다.냉장고에 쏙 넣을 수 있는, 둘이 먹기에 마침맞은 조고마한 수박이 마트에 따로 있었다. 예쁘게 생긴 그놈을 잘 씻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아내가 내려올 시간을 기다린다.서울 집 근처에 있는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면 백암까지 한 시간이다.진천행 버스는 길옆 정류장에 사람을 내려놓고는 이내 가는 버릇이 있다. 누구나 그렇듯 버스가 떠나고 난 자리에 혼자 서 있는 느낌은 외롭다. 그걸 생각해 개울 둑길에 차를 세워놓고, 정류장 표지 기둥에 기대어 서서 아내를 기다린다. 묘한 게 인생이다.30대 초반, 그때의 신혼 생활도 오늘 같았다. 그때 나는 동해시에 있는 묵호읍에서 직장생활을 했고, 아내는 성남시에 직장을 두고 있었다. 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