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보리수나무가 차리는 밥상
뜰보리수나무가 차리는 밥상 권영상 새들 우는 소리에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보나마나 동네 새들이 우리 집 뜰보리수나무에 아침 식사를 하러 왔다. 하도 시끌벅적해 창문을 열고 내다본다. 새들 십여 마리가 좋은 자리에 서로 앉으려 티격태격이다. 보리수 열매가 올핸 유난히 많이 잘 익어 어디에 앉든 실컷 먹을 수 있다. 그런데도 새들 보기에 굳이 좋은 자리가 있는 모양이다. 시야가 트인 우듬지가 그 자리다. 그 자리에 집착하는 새가 직박구리거나 물까치들이다. 이들은 한 번에 대여섯 마리씩, 열 마리씩 무리를 지어 날아온다. 그런 까닭에 식전이면 집안이 새들로 북적댄다. 직박구리나 물까치 말고 요즘 새로 오는 손님이 있다. 멋쟁이 노랑 꾀꼬리다. 이들은 늘 부부동반이다. 혼자 오는 법이 없다. 별나게 예쁜 새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