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빛을 만드는 모과 권영상 오늘도 눈 내린다는 예보가 있다. 올 들어 벌써 여러 차례 눈이 내린다. 건너편 산도 희끗희끗 겨울의 흔적이 역력하다. 그런데 딱 한 곳, 아직도 겨울의 이쪽에 머물러 있는 곳이 있다. 내가 사는 아파트 마당이다. 아파트가 넓은 미음자 형이라 그런지 그 안쪽은 아직 가을이다. 특히 모과나무 네 그루가 그렇다. 그들은 자유롭게 자란, 5층 높이의 거대한 나무들이다. 순조로웠던 지난 계절의 날씨 탓이었을까.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모과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아파트가 바람을 막아주고 또 햇빛을 모아주어 그런 모양이다. 붉은 빛이 은은하게 도는 녹색 나뭇잎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녹색 숲과 노랑 빛깔 모과들이 보색처럼 서로 빛난다. 등불을 내다건 듯 모과가 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