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반려 작물이 있다 권영상 “반려 식물 샀어.” 바깥일을 보고 돌아오는 아내의 손에 화분 두 개가 들려있다. 동네 가게에서 샀다는데 하나는 여우꼬리선인장이고, 하나는 콩난이라 했다. 나는 단번에 아내가 내려놓은 이 반려 식물이라는 것에 호기심이 갔다. 예쁘기도 하거니와 이름조차 마음에 쏙 들었다. 여우꼬리니 콩난이니 하며 이름을 부를 때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들이 태어나 살던 곳을 즐겁게 상상하게 된다. 콩난은 잎도 줄기도 없다. 끈으로 구슬을 꿰어놓은 듯 작고 앙증맞은 식물이다. 여우꼬리선인장은 햇빛을 충분히 받으면 가시가 여우 꼬리털처럼 황금빛으로 변한단다. 아내는 그걸 햇빛 가득한 앞 베란다 빨래건조기 위에 올려놓았다. 반려 동물이란 말은 들어봤어도 반려 식물이란 말은 처음이다. 웬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