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봄바다 권영상 이른 아침 느닷없이 휴대폰이 울었다. 서훈이었다. “선생님, 봄바다 보러 내려오세요.” 갑작스런 전화에 나는 좀 망설였다. 그가 있다는 순긋 해변은 고향 인근 바다지만 서울서 3시간 거리다. 나는 급한 대로 알았다며 일단 전화를 끊었다. 먼 거리인데도 내가 흔들린 건 ‘봄바다’라는 말 때문인 듯 했다. 봄바다도 봄바다이지만 내가 내려가겠다고 한 것은 그가 내 오랜 제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오랫동안 교직에 있었다. 그 어느 무렵 그는 우리반 학생이었고, 대학을 다닐 때나 군에 가 있을 때나 디자인 공부를 하러 외국에 나가 있을 때도 그는 나와 오랫동안 편지와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그가 한 때 직장을 그만 둘 때도 그는 나의 조언을 듣겠다며 나를 찾아왔었다. 그때가 벚꽃이 만개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