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려받는 옷 권영상 처형이 왔다. 이사 가기 전에 옷 정리부터 한다며 아내에게 물려줄 옷 한 가방을 들고 왔다. 그 옷을 넘겨주고 넘겨 받느라 지금 안방이 떠들썩하다. 언니 옷을 받아 입는 것이 뭐가 그리 좋은지 웃음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나는 타인의 옷을 물려받거나 물려준 경험이 없다. 손위로 누님이 세 분이다 보니 물려받을 옷이 없었고, 내 체격이 우리나라 표준 체격이 아니다 보니 누가 옷을 물려준다 해도 내 몸에 맞을 리 없었다. 장갑이며 신발도 표준 크기로는 어림없었다. 기성품 옷 가게나 기성품 신발 가게는 나와는 너무 멀었다. 지금도 운동화 하나 구하려면 온 식구가 총 동원된다. 오프라인 신발 매장에서부터 온라인 매장까지 불을 켜고 뒤진다. 몇 번의 주문과 몇 번의 반품이 되풀이 되어야 간신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