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탉이 떠나가다
수탉이 떠나가다 권영상 서울에 올라가 1주일 만에 다시 안성으로 내려왔다. 그 사이 텃밭 감자가 꽃 피었고, 감나무 새 잎이 햇빛에 반짝인다. 지난주에 한창 피던 붓꽃을 다 보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그 사이 다 져버렸다. 고추가 제법 컸고, 토마토도 곁순을 따주며 지난 1주일간 비워둔 텃밭을 하루 종일 손봤다. 저녁 무렵 손을 씻고 집에 들어서는데 뭔가 동네 풍경이 좀 허전했다. 그것은 스치듯 슬쩍 지나가는 것이어서 밤이 되도록 그 허전함이 뭔지 깨우치지 못했다. 버릇처럼 새벽 4시경에 눈을 떴다. 한번 눈을 뜨면 다시 잠 들기 힘들어, 잠과 싸우느니 책상 앞에 앉아 책을 폈다. 새벽이 더 없이 고요하다. 책 몇 줄을 읽어가는 도중에야 그 허전함의 실체가 불현 떠올랐다. 수탉 울음이다. 이 즈음이면 건너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