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풍선이 내려왔다 권영상 가을 어느 날이었다. 창문을 열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을 때다. 하늘에서 뭔가가 둥둥 내려오고 있었다. 그것은 차츰 내려오더니 우리 집 마당에 사뿐 내려앉았다. 파란 풍선이었다. 나는 마당으로 나가 방금 하늘에서 내려온 풍선을 집어 들었다. 풍선은 풍선인데 어린 시절에 불고 놀던 풍선보다는 약간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누르면 감촉이 말랑말랑했다. 그렇다고 바람이 빠진 건 아니었다. 나는 풍선을 들고 풍선이 내려온 그 하늘을 올려다봤다. 풍선을 놓친 선녀들이 풍선을 찾으러 내려올 것 같은 깊고 푸른 하늘이었다. 보름달 뜨는 밤, 산중 폭포를 향해 날개옷을 날리며 한 무리의 선녀들이 내려온다는 그 멋진 풍경이 떠올랐다. 선녀들이 내려올 만큼 하늘은 푸르고 깨끗했지만 하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