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 하며
한 해를 마무리 하며 권영상 점심을 먹고 창문을 연다. 오늘따라 길 건너편 범우리산의 까치집들이 또렷이 보인다. 산이라지만 산들과 뚝 떨어진, 바다로 말하자면 섬 같은 조그마한 산이 범우리산이다. 주로 참나무들이 모여산다. 잎이 무성할 땐 몰랐었는데 잎 다 지니, 품고 살던 까치집이 또렷이 드러난다. 모두 세 채다. 덩그러니 크다. 밤이면 그 산에 부엉이가 와 운다. 처음엔 혼자 듣는 부엉이 소리가 무서웠다. 그러나 지금은 자다가도 창문을 빠끔 열어두어 숲에서 우는 부엉이 소리를 듣는다. 잠이 안 올 때나 생각이 자꾸 깊어질 때 그때 울어주는 부엉이소리는 반갑다. 눈 내리는 새벽 추위에 최씨 아저씨네 소가 움머, 움머, 목이 쉴 정도로 울 때도, 싸늘한 하늘에 달이 혼자 외로울 때도 부엉이는 동행하듯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