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암장터 2

생각이 싫은 날

생각이 싫은 날권영상  생각하기 싫은 날이 있다.그 동안 복잡한 생각에 시달리며 살아왔다. 글 쓴답시고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생을 진절머리가 날 만큼 생각에 끄달리며 살다. 오늘은 안성집 데크에 페인트칠을 해야 하고, 토마토며 고추 모종을 해야 한다. 나는 동네 페인트 가게에 들러 목재 보호용 오일 스테인 4리터짜리 두 통을 주문했다. 주인은 내가 주문한 페인트 통의 뚜껑을 열고 내용물을 잘 섞은 뒤 다시 뚜껑을 덮어 내게 내밀었다.  나는 그걸 차에 싣고 안성을 향했다. 1시간을 달려 백암 장터 근방에 차를 세우고 모종을 샀다. 토마토와 고추, 가지, 오이 등속을 종이상자에 넣어주는 대로 들고 와 차에 실었다. 그리고 상자 위에 신문지를 덮고 마트에서 산 양배추 한 덩이를 얹었다.점심을 해결하고 가기 ..

봄을 준비하다

봄을 준비하다 권영상 시시각각 봄이 다가오고 있다. 봄을 맞기 위해 뜰안 낙엽을 갈퀴로 그러모은다. 낙엽 더미 속에도 봄은 바쁘다. 작약 새순들이 뾰족뾰족 돋아난다. 동네 어르신들 말로 함박꽃이라고 부르는 이 작약은 꽃 피는 6월을 위해 벌써 잠에서 깨어났다. 발긋발긋한 새순에 물이 올라 통통하다. 수선화가 불현 떠오른다. 봄 한철 잠깐 피고 사라지는 수선화는 자칫 꽃 핀 자리를 잊기 쉽다. 그런 탓에 함부로 밟다가 새 움을 부러뜨린다. 생각난 김에 갈퀴를 들고 찾아갔는데 그들은 나보다 한 걸음 빨랐다. 꽃망울을 물고 부리부리하게 나와 있다. 겨울이 떠난 자리에서 노란 주름 꽃을 피우며 봄을 즐기는 꽃이 수선화다. 그들은 텁텁한 봄 기운을 싫어한다. 그보다는 오히려 새파란 냉기를 좋아한다. 가만두어도 개..